전체 글2 목정원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46쪽 유머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다른 많은 것도 통하지 않았다. 그 곳에서 살아오며 겪은 그 은은한 고독이 그날의 객석에 축약돼 있었다. 70쪽 어쩌면 진정 야만이라는 것은 그때부터 생겨난 것인지 모른다. 모두가 소통할 수 있던 시절에는 문명과 야만의 구분이 무의미했다. 76쪽 겨우 질병으로 치부되어야 용인될 수 있는 고통들. 여자는 말한다. 신은 황금 양을 거저 주지 않아. 92쪽 그러나 위반의 힘을 갖기 위해서, 우리는 언제나 이미 배제당한 편에 속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우리의 아름다움은 우리의 부당한 비참을 전제해야만 빛날 수 있는 것인가. 애초에 세계가 기울어지지 않았다면, 모든 존재가 셈해지고 그들의 삶과 죽음에 동둥한 예가 취해진다면, 그때 우리는 어떤 연극을 필요로 하게 될까. 나는.. 2024. 1. 11. The Downfall (2004) 1. 처음으로 도전한 세계대전 배경의 영화 유튜브를 돌아다니다가 히틀러의 마지막 10일을 재현한 영화를 발견했다. 독일어 원제목은 "Der Untergang". 한국어 제목은 "몰락"이지만 보통은 영문 제목 "다운폴"로 부르는 것 같다.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이 것이 처음이라 참혹한 장면이 나올까 살짝 두려웠다. 다 본 감상을 말하자면, 최근 영화들의 잔인한 묘사에 비해 이 영화는 어린이용이라 봐도 무방하다. 외형적으로 잔인한 묘사는 없지만 보면서 징그럽다 느낀 컷들은 많다. 도시를 버리고 피난해야한다는 참모들에게 자신의 명령을 듣지 않으니 모든 것이 끝났다고 하는 히틀러. 무기도 전투식량도 없다는 말에 승리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된다는 괴변을 늘어놓는 괴벨스. 탱크들을 몰고 오는 소련군 앞에.. 2024. 1. 11. 이전 1 다음